호날두의 부상으로 하나된 포르투갈, 무관의 수모 씻다

2016. 7. 11. 10:39# 국제축구연맹 [NATIONS]

 

[팀캐스트=풋볼섹션] 전화위복이 됐다. 포르투갈이 '에이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부상을 계기로 팀이 하나되며 마침내 유로 정상에 등극했다. 사상 첫 메이저대회 우승이다.

 

포르투갈은 11일 새벽[한국시간] 프랑스 생드니에서 열린 유로 2016 결승전에서 개최국 프랑스를 1:0으로 꺾고 감격의 우승을 차지했다. 연장전에서 거둔 승리라 더욱 기쁘다. 이로써 포르투갈도 이제 유로 우승국 대열에 합류하며 이탈리아, 네덜란드 등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우승의 원동력은 호날두가 아닌 팀이었다. 포르투갈은 전반부터 부상 악재를 겪었다. 간판 호날두가 무릎 부상을 당하는 최악의 상황이 연출됐다. 호날두는 전반 8분 프랑스의 디미트리 파예와 충돌한 뒤 상당한 고통을 호소하며 쓰러졌다. 다시 일어나며 경기를 재개했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전반 17분 갑자기 호날두가 그라운드에 주저앉았다. 무릎 부상이 생각보다 심각해 보였다. 급기야 호날두가 눈물을 보였다. 그러자 루이스 나니와 페페 등 경기장 위에 있던 포르투갈 동료들이 다가와 호날두를 위로했다.

 

이에 호날두가 힘을 냈다. 호날두는 터치라인 밖에서 붕대로 응급처치를 하고 재차 경기에 나섰다. 안되는 걸 알면서도 팀의 주장으로서 투혼을 발휘했다. 어렵게 올라온 결승인 만큼 이렇게 끝낼 수 없었던 호날두다. 이번 결승전이 호날두와 포르투갈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느끼게 해주는 감동적인 장면이었다.

 

그 감동 역시 아주 잠시 뿐. 호날두는 결국 스스로 경기를 포기했다. 전반 22분 주장 완장을 풀어 던지며 벤치를 향해 교체를 요구했다. 호날두의 얼굴은 아쉬움이 가득했다. 호날두는 팀의 리더 역할을 나니에게 건내고 끝내 들것에 실려 경기장을 떠났다. 호날두를 대신해 히카르도 콰레스마가 교체 투입되어 에이스의 빈자리를 메웠다.

 

포르투갈로서는 엄청난 전력 손실이 불가피했지만, 이게 오히려 보약이 됐다. 호날두가 빠지자 팀 플레이가 살아나며 밀렸던 경기 양상이 팽팽한 흐름으로 바뀌었다. 누구 할 것 없이 모든 선수가 플레이 하나 하나에 최선을 다했다. 최전방에서는 나니가 고군분투했고, 미드필더와 수비진들은 무서운 집중력으로 프랑스의 공격을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수문장 루이 파트리시오는 눈부신 선방으로 여러 차례의 실점 위기에서 팀을 구했다.

 

지칠대로 지친 연장 승부에서도 포르투갈 선수들은 똘똘 뭉쳤다. 후반전 교체로 출전한 주앙 무티뉴와 에데르는 더욱 열심히 경기장을 누볐다. 그에 따른 보상은 골이었다. 연장 후반 4분 에데르가 중거리포로 프랑스의 골망을 흔들었다. 포르투갈은 마지막 순간까지 흐트러지지 않는 끈끈한 조직력을 과시하며 선제골의 리드를 지켰고, 숙원이었던 유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