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코스타리카 잡고 16강 아닌 집으로

2022. 12. 2. 06:46# 국제축구연맹 [NATIONS]

 

[팀캐스트=풋볼섹션] '전차군단' 독일이 코스타리카를 이기고도 16강이 아닌 집으로 돌아가게 됐다. 천하를 호령하던 독일 축구는 이제 더 이상 두려운 존재가 아니다.

 

독일이 또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지난 2018년 대회에서 멕시코, 대한민국에 덜미를 잡히며 16강 진출에 실패했던 독일이 4년 뒤 열린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일찍 귀국길에 오르게 됐다. 이번 월드컵을 준비하면서 감독도 바뀌고 선수들도 달라졌지만, 결과는 그대로였다. 치욕적인 흑역사가 하나 더 생겼다.

 

대회 전부터 잡음이 들렸다. 독일은 최종 명단을 발표하며 오랜 기간 대표팀에서 외면을 받던 마리오 괴체와 18세에 불과한 유수파 무코코 등을 선발해 논란을 일으켰다. 특히 괴체의 발탁은 의외였다. 괴체는 2014 브라질 월드컵 결승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린 독일의 축구 영웅이지만, 냉정하게 평가를 했을 때 현재 대표팀에 소집될 정도의 폼은 아니다라는 것이 일반적인 반응이다. 많은 사람들이 굳이 전성기가 지난 괴체를 발탁한 것에 대해 의아해했다.

 

독일도 그럴만한 사정이 있었다. 바로 부상이다. 공격 자원인 티모 베르너와 마르코 로이스가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불의의 부상을 입으며 전력에서 이탈했기 때문이다. 새로운 공격진이 필요했고, 한지 플릭 감독은 큰 무대 경험이 있는 괴체를 과감하게 대표팀에 불렀다. 

 

결과는 참담했다. 독일은 조별리그 첫 경기부터 계획에 없던 패배를 당했다. 1차전에서 일본에 1-2로 졌다. 전반전 페널티킥으로 먼저 선제골을 넣으며 앞서갔지만, 후반 막판 일본의 반격에 내리 두 골을 실점했다. 숱한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것이 결정적인 패인이었다. 이날 괴체와 무쿠코는 모두 교체로 출전했지만, 팀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

 

일본전 패배로 시작부터 꼬인 독일은 2차전에서 스페인을 만났다. 여기서도 지면 사실상 3차전을 치르기도 전에 탈락이 결정될 수도 있었다. 징조가 있기도 했지만, 천만다행으로 모면했다. 독일은 스페인전에서 1-1로 비기며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

 

하지만, 여전히 16강 가능성은 가장 낮았다. 조 최하위에 머물렀던 독일은 코스타리카와의 최종전에서 승리를 하더라도 스스로는 16강에 갈 수 없었다. 그래도 희망을 걸었다. 독일은 2일 새벽에 치러진 코스타리카와의 조별리그 3차전에서 혼신의 힘을 다해 공격했다. 무조건 이기고 봐야 하는 독일로서는 공격해서 최대한 많은 골을 넣는 것이 목표였다.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 전반 10분 만에 세르게 그나브리가 골을 터뜨린 것이다. 분위기를 탄 독일은 코스타리카를 상대로 일명 닥공[닥치고 공격]을 펼쳤다. 그러나 미세한 차이로 추가골이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후반전 2골을 내주며 역전을 허용한 독일이다. 이대로 독일이 몰락하는 듯했다. 독일은 벤치에 있던 니클라스 퓔크루크와 카이 하베르츠, 괴체를 투입해 반격했고, 3골을 연속해서 뽑아내며 승부를 뒤집었다. 후반에 나온 하베르츠는 짧은 시간을 뛰면서도 멀티골을 성공시키며 만점 활약을 했다. 뒤늦은 활약이 야속하다.

 

독일은 최종 스코어 4-2로 코스타리카를 꺾었다. 그러나 믿었던 스페인이 일본에 패하면서 탈락이 결정됐다. 독일은 치열한 승부 끝에 기분 좋은 승리를 거두었음에도 16강 진출은 좌절됐다. 일본에 진 스페인과 같은 승점 4점이었지만, 골득실차에서 크게 밀려 3위에 머물렀다. 결국 독일은 카타르 월드컵에서 1승 1무 1패라는 최종 성적을 기록한 채 씁쓸하게 퇴장하게 됐다. 조별리그 탈락은 지난 대회에 이어 연속 두 번째라서 낯설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