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릭 감독 "상대의 기를 살려준 것이 너무 화나"

 

[팀캐스트=풋볼섹션] 축구에서는 과거의 명성이 결과를 가져다주지 않는다. 월드컵 4회 우승에 빛나는 축구 강호 독일이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일찍 퇴장한다. 독일의 한지 플릭 감독을 비롯해 선수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독일은 2일[한국시간] 카타르 알 코르의 알 바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FIFA 월드컵 E조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코스타리카를 상대로 4-2의 승리를 거뒀다. 쉽게 이길 수도 있었지만, 진땀을 좀 뺐다. 어렵게 카타르에서 첫 승을 신고했다.

 

코스타리카전 승리로 독일은 승점 4점을 확보했다. 일본에 패한 스페인과 동점이었다. 그러나 골득실차에서 스페인에 뒤져 16강 진출은 실패했다. 동시에 월드컵 2회 연속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독일이 한 번도 아니도 두 번 연속 탈락했다. 믿기지 않지만 실제로 그 일이 일어났다.

 

독일은 2차전까지 1무 1패를 기록하며 조 최하위에 머물렀지만, 16강 희망은 버리지 않았다. 최종전에서 얼마든지 승부를 뒤집을 수 있을 것이라는 어느 정도 확신이 있었다. 3차전 상대가 충분히 해볼 만한 코스타리카였기 때문이다. 거기에 스페인이 일본을 이겨줄 것으로 믿었다.

 

독일은 경기가 시작되자 코스타리카에 맹공을 퍼부었다. 전반 10분 만에 세르게 그나브리가 선제골을 터뜨려 앞섰다. 기세가 오른 독일은 공격의 강도를 더욱 높였다. 코스타리카의 케일러 나바스 골키퍼는 골문을 지키느라 바빴다. 독일의 슈팅이 계속해서 이어졌다. 그런데 골은 엉뚱하게도 독일이 아닌 코스타리카에서 나왔다.

 

독일은 후반전 코스타리카에 잇따라 실점하며 역전을 허용했다. 최악의 상황이 발생했다. 독일은 공격진을 더 투입해 반격했다. 작전은 일단 성공했다. 교체로 출전한 카이 하베르츠와 니클라스 퓔크루크가 3골을 넣으며 독일의 4-2 승리를 이끌었다. 대회 3경기 만에 마침내 승리는 했으나 탈락이 확정되며 웃을 수 없었던 독일이다.

 

경기가 끝난 뒤 플릭 감독은 축구협회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전반전 우리가 상대의 기를 살려준 것에 대해 실망스럽고 너무 화가 난다"며 "우리는 분명 3-4골은 더 넣을 기회가 있었다. 우리가 저지른 실수로 인해서 상대와 경쟁을 해야 했다"라고 유리한 경기를 하고도 상대를 압도하지 못한 점을 지적했다.

 

이어 플릭 감독은 "독일은 이번 토너먼트 대회에서 전혀 효율적이지 못했다. 실망감이 크다. 우리는 이제 그런 것들을 해결해야 한다"라고 전하며 조별리그 탈락에 대한 아쉬움을 숨기지 않았다.

 

한편, 코스타리카전에서 멀티골을 터뜨리는 활약을 한 하베르츠는 "스페인의 결과를 기대하지 않았다. 우리는 스스로를 되돌아봐야 한다. 일본과 스페인을 상대로 이길 기회가 충분했다"며 "일본전에서 지면 안됐다. 그 대가로 우리는 집으로 돌아간다"라고 한탄했다.

 

베테랑 공격수 토마스 뮐러는 "우리가 너무 많은 것을 원했기 때문에 완벽하게 밸런스를 유지하지 못했다. 그러면서 궁지에 몰리기도 했다. 물론 우리는 (많은 골을 넣기 위해서) 엄청난 노력을 했다. 효율성은 좋지 않았다. 그래도 우리는 해야 할 일을 했다. 다만 일본이 스페인을 이겨서 믿기지 않을 정도의 쓰라린 기분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