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로텔리 2골' 이탈리아, 독일 꺾고 결승 진출

2012. 6. 29. 05:42# 국제축구연맹 [NATIONS]

[팀캐스트=풋볼섹션] 괜히 '천적'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것이 아니었다. '아주리 군단' 이탈리아가 다시 한 번 독일 전차에 제동을 걸며 유로 대회 결승행을 확정했다.

이탈리아는 한국 시간으로 29일 새벽[한국시간] 바르샤바 내셔날 스타디움에서 열린 유로 2012 준결승 두 번째 경기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 독일을 상대로 2:1의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이탈리아는 독일을 제치고 12년 만에 유로 대회 결승에 진출했고, 역대 전적에서도 15승 9무 7패의 압도적인 우위를 유지하며 천적임을 입증했다.

2006년 독일 월드컵 우승 이후 6년 만에 메이저대회 결승 진출에 성공한 이탈리아는 조별 예선에서 격돌한 바 있는 '디펜딩 챔피언' 스페인과 유로 2012 우승을 다투게 됐다.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유로 2012 결승전은 다음달 2일 키예프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벌어진다.

결승골의 주인공 마리오 발로텔리는 독일과의 준결승에 선발 출전해 전반에만 2골을 폭발시키며 팀 승리의 일동공신 역할을 했다. 독일전에서는 '악동'이 아닌 그야말로 '슈퍼' 마리오의 모습을 과시했다. 발로텔리는 이번 대회에서 총 3골을 기록 중이다.

반면, 지역 예선과 본선에서 연승 가도를 달리며 승승장구하던 독일은 이탈리아의 막강 수비력에 고전하며 결승 문턱에서 좌절했다. 독일은 이탈리아에 2골을 실점한 뒤 후반 추가 시간에 메수트 외질이 페널티킥으로 한 골을 만회하며 그나마 영패의 수모는 면했다.

이탈리아는 전반 초반부터 강하게 밀고 올라오는 독일에 실점 위기를 맞는 등 불안한 출발을 보였지만, 전반 20분 먼저 선제골을 터뜨리며 1:0으로 앞섰다. 왼쪽 측면에서 안토니오 카사노가 상대 수비수 2명을 따돌리고 올려준 크로스를 발로텔리가 헤딩골로 마무리했다. 발로텔리는 정확한 헤딩슛으로 '거미손' 마누엘 노이어 골키퍼가 버티는 독일의 골문을 활짝 열었다.

발로텔리의 선제골로 기선을 제압한 이탈리아는 전반 36분 추가골을 넣으며 결승 진출을 예고했다. 이번에도 해결사는 발로텔리였다. 발로텔리는 중앙선 근처에서 리카르도 몬톨리보가 넘겨준 패스를 받아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독일의 골망을 출렁였다. 앞선 잉글랜드와의 8강전과는 달리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독일은 전반전에 내리 2골을 실점하며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연이은 실점으로 급해진 독일은 후반 들어 전반전 별다른 활약이 없었던 마리오 고메즈와 루카스 포돌스키를 빼고 미로슬라프 클로제, 마르코 로이스를 동시에 교체 투입하며 대반격을 시도했다.

분위기는 좋았다. 후반 시작과 함께 로이스가 왼발 슈팅으로 공격의 포문을 열었고, 이후 독일의 공세가 계속해서 이어졌다. 특히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준 신예 로이스의 활약이 눈에 들어왔다. 로이스는 과감한 돌파와 슈팅으로 추격전에 나선 독일 공격에 힘을 보탰다. 그리고 후반 16분에는 날카로운 프리킥으로 이탈리아의 골문을 위협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탈리아의 잔루이지 부폰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며 아쉽게도 득점에는 실패했다.

독일의 거침없는 공격이 지속되자 이탈리아는 후반 11분 이른 시간에 공격수 카사노 대신 미드필더 알레산드로 디아만티를 출전시켰다. 이어 허벅지 통증을 호소하며 그라운드에 쓰러진 발로텔리를 불러들이고 안토니오 디 나탈레를 내보냈다.

잇따라 선수 교체를 사용한 이탈리아는 후반 중반 이후 매서운 역습으로 여러 차례 추가골 기회를 만들면서 갈 길이 바쁜 독일을 괴롭혔다. 비록 찬스를 추가골로는 연결하지 못했지만, 이탈리아의 축구의 진면목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이탈리아는 후반 추가 시간 수비수 페데리코 발자레티의 핸드볼 파울로 페널티킥을 허용하며 독일의 외질에게 한 골을 실점했으나 추가 실점 없이 경기를 마쳤다. 이탈리아는 최종 스코어 2:1로 독일을 꺾고 유로 2012 결승행 티켓을 챙겼다.

독일은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노이어 골키퍼도 적극 공격에 가담하며 총공세를 펼쳤지만, 외질의 페널티킥으로 한 골을 만회하는 데 그쳤다. 기적은 없었다.